선교와 설교

Missions and Preaching

이 글은 19세기 말 오스만 제국 교육부의 카라크 지역 학교 설립 칙령을 출발점으로, 근대 중동에서의 ‘선교(mission)’와 ‘설교(preaching)’ 개념을 재검토한다. 기존 인문사회과학은 선교를 주로 기독교 현상, 특히 제국주의적 확장과 결부된 정치·외교 수단으로 보거나, 선교사 기록을 중심으로 한 성인전적 접근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본 연구는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유대교에서도 나타난 종교적 전파와 개혁 활동을 장기지속사(19세기~21세기) 속에서 다루며, 종교 간 접점·경쟁·모방·상호작용을 분석한다.

선교와 설교는 단순한 개종 시도가 아니라, 공동체의 ‘정통성’ 재정의, 교리·실천 경계 설정, 사회·정치 개혁과 긴밀히 연결된 활동이었다. 오스만 말기와 제국 전환기에는 기독교·이슬람 간 모델 전이, 국가 주도의 종교 표준화, 근대 교육·의료·인쇄·출판 등 ‘물질적 실행(material orchestration)’이 핵심 수단이 되었다. 이는 제국 해체 이후에도 지역 종교운동(무슬림 형제단, 시온주의, 초정통 유대교, 시아파 확장 등)과 연계되어 지속·변형되었다.

또한 본 연구는 선교·설교의 물질성(의례, 공간, 이미지, 매체)과 일상성(현지 적응, 생활 실천, 젠더 역할, 협상 과정)을 주목하며, 디지털 시대의 탈물질화와 글로벌 전파 양상까지 포괄한다. 이를 위해 역사, 인류학, 정치학, 신학 등 학제 간 접근을 통해 종단 내부 및 종단 간 상호작용, 신앙 공동체 경계 재구성, 개혁 프로젝트 진화를 고찰한다.

결론적으로, 선교와 설교는 식민주의나 기독교 고유 현상에 한정되지 않는, 중동 종교·사회 변동의 중요한 관문이자 비교·연결 연구의 유효한 분석 틀임을 제시한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