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주, 정체성

Religion, Migration and Identity

도로티아 너지(Dorottya Nagy)와 마사 프레데릭스(Martha Frederiks)는 이주·종교·정체성을 상호 연관된 핵심 주제로 묶어, 이를 학문적으로 탐구할 필요성과 방법론적 과제를 제시한다. 현대의 이주는 난민, 노동 이주, 국제 결혼, 단기 계약 노동 등 다양한 형태를 띠며, 사회·정치·경제뿐 아니라 종교 지형과 신앙 실천, 자기·타자 이해 방식에 깊은 변화를 가져온다.

편집자들은 기존 연구가 북미 중심 이론에 편중되고, ‘이국적’이고 특수한 사례에 치우치며, 종교의 공적 역할·정체성 형성과의 관계를 간과하고, 방법론적 민족주의에 갇혀 있으며, 출발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다루지 않는 한계를 지적한다. 이에 따라 이 책은 다양한 지역과 맥락에서의 실증 연구와 이론적 성찰을 통해 연구 지평을 확장하고, 정책·종교 지도력·공공 담론에서 이주 이해 방식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20~21세기 인적 이동의 가속화와 초국가적 네트워크, ‘슈퍼다양성’(superdiversity) 개념은 미시·거시 차원에서 이주민의 다중 소속감, 지역성과 초연결성, 종교 정체성 재구성을 분석하는 새로운 틀을 제시한다. 이는 선교학의 핵심 개념인 ‘토착화(inculturation)’와 ‘상황화(contextualization)’에도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재개념화 혹은 대안 개념의 필요성을 부각한다.

각 장은 방법론적 논의와 사례 연구를 배치해, 냉전기 미국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에서의 개신교 역할, 유럽 내 나이지리아 교회들의 확장 전략, 쿠웨이트 인도계 기독교인 집단 간 사회·종교적 격차, 미국 내 아랍 기독교인의 세대·정체성 갈등, ‘미등록 청년’ 활동가들의 신앙과 인권 담론, 가나 이주교회의 영적 해석과 목회 과제, 난민·망명자 선교 신학에서의 환대 개념 등을 다룬다.

결국, 이 책은 이주·종교·정체성의 교차 지점을 구체적 삶의 경험 속에서 드러내고 해석하며, 다학제·비교·맥락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연구 방법론과 신학적 실천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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