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I. 목회/설교를 위한 주석

강해로 푸는 에베소서 (클린턴 E. 아놀드)

Ephesians (ZECNT) (2010)

Clinton E. Arnold / Zondervan / 2010 (한국어판: 디모데, 2017)

헬라어 본문의 구조와 흐름을 충실하게 분석하면서 각 단락의 핵심 메시지를 명료하게 제시하는 컴팩트한 중급 수준의 본문 중심 주석이다. 기본적인 헬라어 지식을 갖춘 신학생과 목회자를 주된 독자층으로 삼는다. 학문적 논의를 지나치게 확장하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주해적 쟁점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무엇보다 이 주석의 강점은 아놀드의 주요 연구 분야인 에베소와 소아시아의 종교적 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아놀드의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는 에베소의 권세와 마술에 관한 연구인데, 이 연구는 이후에 출판되었으며 한글로도 『영적 전쟁: 바울 서신으로 본 사탄과 악한 영들』[이레서원]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서론에서는 에베소의 종교 환경을 설명하면서 에베소의 마술과 민속 신앙을 자세히 다룰 뿐 아니라, 에베소의 유대교를 설명할 때도 유대 신비주의와 유대인들의 마술을 다룬다. 또한 본문 주해에서도 이러한 강점이 확인되는데, 특히 에베소서의 영적 권세와 하나님의 능력에 관한 구절을 해석할 때 이 특별한 강점은 빛을 발한다. 한 예로, 다른 주석에서는 상대적으로 깊이 다루어지지 않는 6:10-20의 영적 전쟁에 대한 해석을 들 수 있다(예: 마술 신앙과 대조되는 인격적인 하나님에 대한 믿음).

아놀드는 에베소서를 바울의 저작으로 간주하며, 서론에서 이를 확신하는 근거를 일곱 가지로 정리하여 제시한다. 헬라어 본문의 면밀한 분석과 역사적 배경, 신학적·목회적 적용을 균형 있게 결합한다는 점에서 에베소서 연구와 강해에 특히 유용한 중급 수준의 탁월한 주석이다.

에베소서 (대럴 L. 복)

Ephesians (TNTC) (2019)

Darrell L. Bock / IVP Academic / 2019 (한국어판: CLC, 2023)

본문의 의미를 명료하고 간결하게 설명하는 중급 수준의 주석이다. 본문 개별 단락의 주해는 ‘문맥’(Context), ‘주석’(Comment), ‘신학’(Theology)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주석’에서는 세부적인 문법이나 학자들의 논쟁을 차례로 검토하기보다는 중요한 주해적 포인트를 선별하여 설명한다. 이어지는 ‘신학’에서는 각 단락의 신학적 의미를 정리한다. 에베소서에서 특정한 하나의 신학적 주제를 강조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주권과 그리스도의 중심성, 교회의 정체성과 하나됨, 새로운 삶 등 에베소서의 주요 신학적 주제들을 고르게 다룬다.

같은 중급 수준인 아놀드의 주석과 비교하면, 이 책이 좀 더 가볍고 접근하기 쉽다. 아놀드가 헬라어 원문과 본문의 구조를 집요하게 분석한다면, 복은 세밀한 원문 분석보다는 본문의 전체적인 흐름과 핵심적인 신학적 의미를 제시하는 데 더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독자는 본문을 직접 보며 고민하기보다는 복의 안내를 받아 에베소서의 큰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복의 명료한 설명을 따라가면서 에베소서의 핵심 메시지와 신학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이 주석의 장점이기도 하다.

복은 에베소서를 바울의 저작으로 받아들이며, 서론에서도 어휘와 문체 및 신학적 차이는 바울 저작을 부정할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주장한다. 상세한 원문 연구보다는 본문의 흐름을 따라가며 신학적 요점을 파악하기 위한 주석이다. 설교와 강의를 준비하면서 빠르게 본문의 방향을 잡아야 하는 목회자에게 유용할 것이다.

Ephesians, Colossians, and Philemon (Ralph P. Martin)

Ephesians, Colossians, and Philemon (Interpretation) (1992)

Ralph P. Martin / Westminster John Knox Press / 1992

상세한 원어 분석이나 학문적 논쟁보다는 본문의 중요한 지점에서 신학적·목회적 통찰을 제시하는, 주석과 강의(혹은 설교)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책이다. 에베소서뿐 아니라 골로새서와 빌레몬서까지 한 권 안에서 다루기 때문에 본문에 대한 세밀한 분석은 기대할 수 없다. 카슨은 ‘이 책이 너무 간략하여 진지하게 주목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혹평했지만, 이 책(그리고 이 주석 시리즈)의 성격과 사용 목적을 알고 접근하면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Interpretation(현대성서주석)은 본문 주해에서 실제적 적용으로 나아가는 NIV 적용주석이나, 주해를 설교적 강해로 녹여내는 BST와는 결이 다르다. 마틴은 모든 내용을 꼼꼼하게 분석하기보다 중요한 지점들을 선택하여 설명하면서 신학적 통찰을 던져준다. 특히 이 책에서는 에베소서의 교회론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주해를 위한 ‘정보’를 얻는 책이라기보다는 오랜 연구에서 나오는 ‘통찰력’을 얻는 책에 가깝다(이것이 이 책 사용법이다).

단순히 쉬운 주석만은 아닌 것이, 때때로 상당한 배경지식을 전제로 학자들의 이름과 견해를 별다른 설명도 없이 언급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이미지화해 본다면, 저명한 노학자가 에베소서의 중요한 지점들을 짚으며 특강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상세하고 체계적인 주해보다는 세계적인 신약학자가 던져주는 통찰을 얻는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주석을 볼 것인가? 그렇다. 다만 형광펜을 들고 주요 주석들을 다 검토한 후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펼쳐볼 것 같다.

NIV 적용주석 에베소서 (클라인 스노드글래스)

Ephesians (NIVAC) (1996)

Klyne Snodgrass / Zondervan / 1996 (한국어판: 솔로몬, 2014)

‘원래의 의미’(Original Meaning)-‘문맥을 잇기’(Bridging Contexts)-‘현대적 의미’(Contemporary Significance)라는 3중적 틀을 따라 본문의 주해와 오늘날의 적용을 연결하는 중급 수준의 실용적 주석이다. 스노드글래스는 절별로 모든 주해적 이슈들을 다루기보다는 단락의 흐름을 따라 중요한 주해적 쟁점을 잘 선별하여 명료하게 설명한다. 특히 그는 에베소서에서 ‘능력’과 ‘정체성’을 중요한 주제로 강조한다. 또한 그는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을 지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에베소서를 바울의 저작으로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도 친절하게 쉬운 말로 설명한다.

이 책은 비슷한 수준인 마틴의 Interpretation주석과는 성격이 다르다. 마틴이 본문의 중요한 지점에서 신학적·목회적 통찰을 제시하는 방식이라면, 스노드글래스는 먼저 본문의 의미를 주해한 뒤 나머지 두 부분에서 이를 오늘날의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에 연결한다.

아쉬운 점은 중급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서론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에베소서 서론이 십여 쪽에 불과하다. 에베소서의 역사적 배경이나 주요 서론적 쟁점을 충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필히 다른 주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반면 서론에 이어지는 선별된 참고문헌(Selected Bibliography)은 주요 주석과 연구서 및 논문에 대한 저자의 간략한 평가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하지만 이 책은 1996년에 출간되었기에 이후 30년의 중요한 연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본문에 대한 명료한 설명과 오늘날의 적용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설교와 강의를 준비하는 목회자에게 유용한 주석이다.

ESV Expository Commentary: Ephesians-Philemon, Volume 11

Ephesians (ESV Expository Commentary) (2018)

Benjamin L. Merkle / Crossway / 2018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의 신약학 교수인 벤자민 머클이 집필한 복음주의적 입장의 간결한 실용적 주석이다. 프랭크 틸만의 갈라디아서 주석과 함께 한 권으로 묶여 있으며, 에베소서 부분은 약 190쪽이다. 이보다 더 줄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본문의 핵심만이 압축되어 있지만, 전문성을 가진 학자가 방대한 논의 가운데 필요한 내용을 선별하여 압축했기 때문에 짧지만 알차다(중요한 것은 ‘누가 줄였느냐’인 것 같다).

주해는 절별로 진행되며 본문의 핵심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헬라어 원어에 대한 설명도 간간이 제시한다. 서론 역시 매우 간결하지만 필요한 내용은 빠뜨리지 않으며,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에 대해서도 약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핵심적인 논거를 제시하며 옹호한다.

이 주석에서 머클이 강조하는 세 가지 주요 신학적 주제는 ‘기독론’(‘그리스도와의 연합’ 포함), ‘교회론’, ‘성화’이다. 머클은 (아래에서 소개한) 『NTT 에베소서 신학』의 저자이기도 한데, 두 책 모두 복잡한 내용을 쉽고 명료하게 설명하는 그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나는 주석을 급하게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는 바쁜 목회자들에게 이 ESV 성경 해설 주석 시리즈를 추천하곤 한다.

에베소서 - 하나님의 새로운 사회 (존 스토트)

The Message of Ephesians (BST) (1979)

John R. W. Stott / IVP / 1979 (한국어판: IVP, 2021)

엄밀히 말해서 성경 ‘주석’이라기보다는 본문의 흐름을 따라 에베소서의 메시지를 풀어내는 성경 ‘강해’에 가깝다. 하지만 일반적인 설교집이나 가벼운 본문 해설집은 아니다. 스토트는 전문적인 주해 논쟁을 길게 소개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경우에는 헬라어와 교부들의 해석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며 본문의 핵심을 정확하고 명료하게 제시한다.

특히 이 책의 부제인 ‘하나님의 새로운 사회’(God’s New Society)가 보여 주듯, 스토트는 에베소서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새로운 공동체인 교회와 그러한 정체성에 합당한 삶을 어떻게 제시하는지에 주목한다.

일반적인 주석에서 볼 수 있는 별도의 서론이 없다. ‘서론’이라 이름 붙은 부분도 사실 에베소서 1:1-2 주해이다. 또한 책의 마지막에는 각 단락의 본문과 주석을 읽은 뒤 함께 생각하고 토의할 수 있는 ‘연구문제’를 제공하여 개인 성경연구나 소그룹 성경 공부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랄프 마틴의 주석을 ‘저명한 노학자의 특강’에 비유한다면, 스토트의 이 주석은 ‘노련한 설교자의 강해’라 할 수 있겠다. 본문을 충분히 연구한 설교자가 에베소서의 핵심을 어떻게 파악하고 명료하게 풀어내는지를 잘 보여 주며,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책이다.

Commentaries on Galatians and Ephesians (John Calvin)

Commentary on Ephesians (1548)

John Calvin / 1548 (영문 재판: Sagwan Press, 2018)

오늘날 나오는 주석들과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주석인데 경건하다. 현대 주석처럼 본문비평과 문법, 역사적·사회문화적 배경,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기보다 본문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그 신학적·목회적 의미를 직접적으로 풀어낸다. 따라서 오늘날의 주석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기보다 다른 종류의 주석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차이에서 칼빈 주석의 독특한 가치가 나타난다. 카슨 역시 오늘날에도 설교자들에게 놀라울 만큼 풍성한 통찰과 영감을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에베소서의 송영과 찬양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단순히 본문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문이 말하는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에 대한 경건한 신학적 성찰로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이는 현대의 학문적 주석에서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분위기이다.

물론 16세기 종교개혁이라는 역사적 상황에서 기록되었기에 당시의 신학적 논쟁과 문화적 상황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며, 이러한 시대적·문화적 간격을 고려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이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유효한 신학적 통찰과 목회적 영감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본문 연구를 할 때 현대의 주요 주석들을 충분히 살펴본 뒤 마지막으로 칼빈의 주석을 펼쳐 본다.

The Letter of Paul to the Ephesians, Second Edition (Francis Foulkes)

Ephesians (TNTC) (1963; rev. 1989)

Francis Foulkes / IVP / 1963; rev. 1989

TNTC의 구판 에베소서 주석으로서, 현재 한글 번역본은 1963년 초판을 양용의 교수가 번역하여 1979년에 출간한 것이다(독일 가톨릭 비평학의 전통을 보여주는 그닐카가 1977년, 영국 복음주의 전통을 보여주는 폴크스가 1979년에 한글로 소개되었다는 점도 참 흥미롭다). 특별한 방법론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본문의 흐름을 따라 중요한 어휘와 필요한 헬라어를 설명하고 관련 성경본문을 연결하는 등 전통적인 주해를 간결하고 명료하게 수행한다. 한글판 서문에서 양용의 교수 역시 이 책의 강점으로 ‘균형’을 꼽으며 학문성과 영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경신학적 관심도 두드러지는데, 서론에서 에베소서와 골로새서의 관계뿐 아니라 다른 바울서신들, 베드로전서, 누가-행전, 요한복음과 요한서신, 히브리서와의 관계까지 살피면서 에베소서를 신약 전체의 신학적 흐름 속에서 이해하려 한다.

저자는 에베소서를 바울의 저작으로 받아들이며, 수신자 문제에서는 회람서신설을 상당히 구체적인 역사적 시나리오로 재구성한 점도 매우 흥미롭다. 즉 바울이 골로새서를 먼저 쓰고 이어 에베소서를 기록했으며, 두기고가 두 서신과 빌레몬서를 가지고 아시아의 여러 교회에 전달했고, 각 교회에서 수신지명을 넣을 수 있었다고 본다. 이후 에베소 교회가 보유한 사본이 널리 복사되면서 ‘에베소서’라는 명칭이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NIV, ESV가 아닌 AV, RV, RSV 등을 주요 영어 번역본으로 비교하는 데서 세월이 느껴지지만, 기본에 충실한 주해와 성경신학적 접근에는 여전히 배울 점이 있는 책이다. 다만 이후로 훌륭한 에베소서 주석들이 많이 출간되었기 때문에, 오늘날 에베소서를 연구하면서 이 책을 먼저 펼쳐볼 것 같지는 않다.

II. 학문적 주석

Ephesians (Frank Thielman)

Ephesians (BECNT) (2010)

Frank Thielman / Baker Academic / 2010

복음주의적 입장에서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을 충실히 옹호하며, 헬라어 원문과 주요 주해적 논쟁을 정교하게 다루는 학문적 주석이다. 에베소서의 저술 목적과 관련하여 틸만은 바울이 에베소를 떠난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 독자들이 다시 황제 숭배와 다신교적 종교문화의 영향을 받고 주변 문화에 동화될 위험에 놓였다고 본다. 따라서 바울은 그들에게 복음을 다시 일깨우고 그리스도 안에서 받은 새로운 정체성과 그에 합당한 삶을 상기시키기 위해 에베소서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본문 주해에서는 각 단락의 내용을 먼저 소개하고 주해를 마친 뒤 논의를 다시 요약함으로써 세부적인 논의 속에서도 본문의 흐름을 놓치지 않게 하며, 본문비평과 같은 전문적인 문제는 ‘추가 주석’(Additional Notes)에서 별도로 다룬다.

이 주석의 가장 큰 장점은 깊이 있는 헬라어 분석과 학계의 복잡한 논의를 충실하게 다루면서도 이를 간결하고 명료하게 설명한다는 데 있다. 카슨이 (지금은 절판된) 오브라이언의 PNTC 주석과 함께 에베소서 주석 가운데 최고의 주석으로 평가한 것도 이러한 장점 때문일 것이다. 학문적 깊이와 뛰어난 가독성을 함께 갖추어 전문 연구자뿐 아니라 원문에 기초한 깊이 있는 주해를 원하는 목회자와 신학생에게도 매우 유용한 고급 수준의 탁월한 주석이다.

PNTC 에베소서 (콘스탄틴 캠벨)

Ephesians (PNTC) (2023)

Constantine R. Campbell / Eerdmans / 2023 (한국어판: 부흥과개혁사, 2026)

표절 문제로 절판된 오브라이언의 주석을 대체한 PNTC의 새로운 에베소서 주석이다. 캠벨은 오브라이언을 자신의 “선생, 동료, 멘토”(teacher, colleague, mentor)로 부르며 이 책을 그에게 헌정하지만, 주석 자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전개한다. 오브라이언이 역사적·문화적, 문법적, 신학적 논의를 폭넓고 균형 있게 종합했다면, 캠벨은 자신의 강점인 헬라어와 언어학적 분석을 토대로 본문의 신학을 도출하는 주석적-신학적 접근으로 본문을 주해한다.

이러한 특징은 각주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각주에서 학자들의 견해를 광범위하게 나열하기보다, BDAG를 비롯한 어휘 자료와 헬라어 어구에 대한 어휘적·언어학적 설명을 제시하는 데 주로 활용한다. 그는 물론 다른 주요 학자들과도 대화하지만, 헬라어 본문을 직접 분석하여 자신의 해석과 신학적 결론을 제시하는 방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확장된 BHGNT 같은 느낌도 들게 한다.

신학적으로는 자신의 기존 연구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와의 연합’(union with Christ)을 에베소서의 중심 주제로 특별히 강조하면서도(참고. 『바울이 본 그리스도와의 연합』[새물결플러스]),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도 비중을 둔다 (특히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강조에서는 마이클 고먼의 영향이 확인된다). 에베소서를 바울의 저작으로 받아들이며, 언어학적 정밀성과 신학적 해석을 결합하면서도 명료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원문 연구와 신학적 해석을 함께 원하는 독자에게 유용한 주석이다.

일종의 ‘고해성사’(?) 같은 매우 솔직한 서문도 인상적이다. 캠벨은 에베소서를 가르칠 때마다 자신의 생각이 계속 바뀌었고, 이 주석을 집필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면서, 또 생각이 바뀔 수도 있으니 이제는 에베소서를 더 이상 가르치지 말아야겠다고 고백한다. 본서는 헬라어 본문 분석에 특화된 고급 수준의 주석이다.

NICNT 에베소서 (린 코힉)

The Letter to the Ephesians (NICNT) (2020)

Lynn H. Cohick / Eerdmans / 2020 (한국어판: 부흥과개혁사, 2023)

F. F. 브루스의 이전 주석을 대체한 NICNT의 새로운 에베소서 주석이다. 서문에서 코힉은 처음에는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에 판단을 유보한 채 연구를 시작했지만, 여러 해석의 문제들이 결국 저자 문제와 연결됨을 깨닫는 과정에서 바울 저작을 확고하게 지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코힉은 서론에서 저자 문제를 상당히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다룬다.

또한 1세기 에베소의 사회적·문화적 배경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는데, 클린턴 아놀드가 마술과 영적 권세에 특별히 집중한다면, 코힉은 아데미 숭배, 황제 숭배, 에베소의 유대교 등을 포함한 종교적·사회적 환경을 보다 폭넓게 다룬다. 특히 서론 마지막에 ‘바울에 관한 새 관점과 에베소서’를 별도의 항목으로 두어 새 관점이 자신의 주석 방법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명시한다(코힉은 이미 새 관점 진영의 학자들이 함께 공저한 『사도 바울과 그리스도인의 삶: 바울에 관한 새 관점의 윤리적-선교적 함의』[에클레시아북스]라는 책에서 ‘에베소서에 나타난 그리스도인의 삶과 새 관점’이라는 소논문을 통해 에베소서를 새 관점으로 조명한 바 있다).

본문 주해는 매우 꼼꼼하고 정교하다. 이에 더해 ‘그리스도 안에’의 의미, 고대 사회의 가정 규례, 그리스-로마 사회의 어린이, 노예제와 같은 이슈들에 관한 별도의 보충 해설 섹션도 유용하다. 고대 세계의 가족과 어린이, 노예, 특히 여성에 관한 코힉의 관심은 서론뿐 아니라 본문 주해에도 반영된다. 남녀 관계와 여성의 역할에서는 평등주의적(egalitarian) 입장을 취하며, 이는 5장 등의 해석에서 확인된다. 전체적으로 정교한 주해와 폭넓은 사회·문화적 배경 연구가 잘 결합된 고급 수준의 주석이다.

에베소서 (앤드류 T. 링컨)

Ephesians (WBC) (1990)

Andrew T. Lincoln / Word Books / 1990 (한국어판: 솔로몬, 2006)

에베소서 연구에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고급 수준의 학문적 주석들 중 하나이다. 출판 시기상(1990년) 이후의 연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본문을 매우 세밀하게 주해하면서 각 구절과 관련된 학자들의 견해와 논쟁을 깊이 있고 광범위하게 추적한다. 본문 주해의 탁월함에서는 클린턴 아놀드의 ZECNT 주석과 공통점이 있지만, 두 주석이 다루는 학문적 논의의 범위와 깊이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아놀드가 중요한 주해적 쟁점을 선별하여 명료하게 설명한다면, 링컨은 주요 쟁점과 학계의 논의를 훨씬 더 광범위하고 세밀하게 추적한다.

다만 링컨은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을 부정하고 바울 이후의 저자가 바울의 신학적 전승을 계승하여 기록한 것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비평주의적 전제와 그에 따른 전승사적 접근은 실제 주해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4:7-10, 특히 4:8의 시편 68:18 인용에 대한 해석이다. 시편의 ‘선물을 받으셨다’가 에베소서에서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셨다’로 변화한 것을 두고 링컨은 바울 자신의 성경 해석으로 보기보다는, 후대 저자가 이미 형성되어 있던 초기 기독교의 해석 전승을 받아 시편을 기독론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설명한다. 따라서 저자 문제와 그에 따른 해석적 전제를 알고 사용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학문적 논의에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고급 수준의 탁월한 에베소서 주석이다.

Der Epheserbrief (Joachim Gnilka)

Der Epheserbrief (HThKNT) (1971)

Joachim Gnilka / Herder / 1971

한국에서는 『국제성서주석』으로 번역된 학문적 주석으로서 역사비평적 연구와 헬라어 본문 주해를 바탕으로 당시 독일어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학문적 논의를 충실하게 반영한다. 제2성전기 유대 문헌과 영지주의 문헌을 비롯한 고대 자료를 폭넓게 활용하면서 에베소서의 역사적·종교사적 배경과 신학을 분석한다. 특히 ‘교회론’을 에베소서의 중요한 신학적 중심으로 보고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 및 교회의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차원에 주목한다. 본문 주해 중간중간에 ‘부설’이라는 별도의 보충 해설을 두어 ‘그리스도 안에’, 교회론, 종말론, 거룩한 결혼 등 주요 신학적 주제를 설명한 것도 유용하다.

다만 저자는 비평주의적 전제에 따라 에베소서를 바울 이후의 바울 전승에서 형성된 서신으로 이해하며, 에베소서의 독특한 신학적 강조점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하므로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을 전제하는 독자는 저자의 비평주의적 전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또한 독일어 원서가 1971년에 출간되었기에 그 이후 수십 년간 축적된 에베소서 연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전승사와 종교사적 전제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것은 당시 독일 신약학의 연구 경향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이 주석의 시대적 한계를 드러낸다).

그럼에도 헬라어 본문의 세밀한 주해와 고대 문헌을 활용한 종교사적 분석, 교회론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독일어권 에베소서 연구의 고전적 주석으로서 여전히 참고할 가치가 있다.

Ephesians: An Exegetical Commentary (Harold W. Hoehner)

Ephesians: An Exegetical Commentary (2002)

Harold W. Hoehner / Baker Academic / 2002

약 960쪽에 이르는 방대한 고급 수준의 학문적 주석으로서 17년에 걸쳐 완성된 회너의 평생의 역작이다. 각주와 참고문헌까지 보면 그야말로 에베소서 주석의 ‘끝판왕’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본문을 매우 작은 어구 단위로 나누어서 가능한 해석의 선택지들을 하나하나 검토한 뒤 자신의 결론을 제시하며, 특히 문법과 구문, 어휘를 중심으로 본문 자체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꼼꼼함과 깊이는 에베소서 주석 중 최상급이다. 본문 중심의 분석을 중시하는 콘스탄틴 캠벨이 회너를 빈번하게 대화 상대로 삼으며 인용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서론 역시 매우 상세하며, 특히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을 보수적 복음주의 입장에서 방대하게 논증한다. 무엇보다 방대한 각주와 참고문헌은 특정 본문이나 쟁점에 관한 기존 연구를 추적하는 데 매우 유용하며, 이후 주요 에베소서 주석들에서 회너가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유를 이 책을 펼쳐 보면 알 수 있다(아니, 펼쳐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을 만큼 책이 두껍다).

다만 너무 방대하고 세밀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다. 그래서 카슨이 회너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틸만과 오브라이언을 읽으라고 한 것도 이해할 만하다. 틸만과 오브라이언이 깊이와 가독성의 균형에서 탁월하다면, 회너는 철저함과 방대함이라는 측면에서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본문 중심의 주해적 분석이라는 측면에서는 에베소서 주석 전체를 통틀어 최고 수준의 주석이라 감히 평가하고 싶다.

Ephesians, International Critical Commentary (Ernest Best)

Ephesians (ICC) (1998)

Ernest Best / T&T Clark / 1998

그야말로 ‘학문적인 주석’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고급 수준의 주석으로서 헬라어 본문을 중심으로 문법과 구문, 본문비평, 연구사와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매우 세밀하게 검토한다. 틸만이나 오브라이언과 같은 복음주의 저자들의 고급 주석이 학문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비교적 읽기 쉽다면, 베스트의 주석은 건조하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다는 연구 과정에서 필요한 본문과 쟁점을 찾아 깊이 파고들 때 진가를 발휘할 전형적인 학문적 주석이다.

베스트는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을 부정하고 바울 이후의 저자가 바울 전승을 계승하여 기록한 것으로 보며, 이러한 입장은 주해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는 가정규례(5:22-6:9)에 대한 부분이다. 실제 바울이 고린도전서 등에서 복잡한 목회적 현실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것과 달리, 에베소서의 가정규례는 구성원 모두가 그리스도인인 이상적인 가정을 전제하여 실제 삶의 복잡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를 ‘목회적으로 비현실적’(pastorally unrealistic)이라고 평가한다. 그래서 이러한 차이를 에베소서의 비바울적 성격과 연결한다.

본문 주해 중간에 제시되는 ‘Detached Notes’도 이 주석의 유용한 특징으로, ‘하늘에 있는 것들’(The Heavenlies), ‘그리스도 안에서’(In Christ), 권세들(The Powers), 그리스도의 몸(The Body of Christ), 이스라엘과 교회(Israel and the Church), 가정규례(The Haustafel 혹은 household code) 등 주요 주제를 별도로 깊이 있게 논의하며, 본문 주석 이후에도 교회(The Church)와 윤리적 가르침(Moral Teaching)에 관한 별도의 에세이를 제공한다.

따라서 에베소서의 주요 학문적 쟁점과 연구사를 깊이 있게 살펴보기 위한 레퍼런스 주석으로서 가치가 있다. 다만 비바울 저작이라는 전제가 그의 해석과 때로는 본문 자체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바울 저작을 받아들이는 독자는 이러한 전제를 의식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The Epistles to the Colossians, to Philemon, and to the Ephesians (F. F. Bruce)

Ephesians (NICNT) (1984)

F. F. Bruce / Eerdmans / 1984

현재는 린 코힉의 주석으로 대체된 NICNT의 구판 에베소서 주석이다. 브루스는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을 지지한다. 그는 중요한 어휘를 분석하고 관련된 다른 성경본문을 폭넓게 연결하는 성경신학적 접근으로 주해를 진행한다. 특히 그는 에베소서의 종말론에서 ‘성령의 역할’에 주목한다. 성령은 이미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이면서 동시에 장차 받을 유업의 ‘보증’이며(1:13-14), 신자들은 ‘구속의 날’까지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는다(4:30). 따라서 브루스는 에베소서의 종말론을 (흔히 이해하듯) ‘실현된 종말론’(realized eschatology)으로만 보지 않고, 성령을 통해 현재의 구원과 미래의 완성이 연결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학문적 논의의 상당 부분을 하단의 각주에서 처리하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각주에서는 헬라어 원문뿐만 아니라 70인역과 다양한 사본들도 등장하지만, 본문을 중심으로만 읽으면 고급 주석임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 없이 논의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미튼(C. L. Mitton), 달(Nils Alstrup Dahl), 채드윅(Henry Chadwick) 등이 주요 대화 상대로 등장하는 데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가운데, 최근 연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브루스 특유의 통찰은 이 주석의 주해에서도 발견된다. 브루스 주석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학문적 깊이와 가독성 사이의 균형감이다. 다만 이후로 훌륭한 주석들이 많이 출간되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최근의 주요 주석들을 충분히 살펴본 후 마지막에 참고적으로 펼쳐볼 것 같다.

The Letter to the Ephesians (Peter T. O'Brien)

The Letter to the Ephesians (PNTC) (1999)

Peter T. O’Brien / Eerdmans / 1999

이후 표절 문제로 출판사에서 절판 처리되었기 때문에 지금 이 주석을 소개하는 데에는 조심스럽다. 그러나 이 책은 한때 에베소서 주석으로는 최고로 평가를 받았던 책이다. 카슨은 틸만의 주석과 더불어 이 책을 최고의 에베소서 주석으로 평가했었다.

이 주석의 가장 큰 장점은 종합과 균형일 것이다. 이 점에서 매우 잘 만들어진 ‘교과서’ 같은 고급 수준의 주석이라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특히 잘 정리된 서론이 좋았다. 에베소서의 저자와 수신자, 역사적 상황과 목적, 신학적 특징 등을 둘러싼 주요 논의를 폭넓게 종합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본문 주해에서도 학자들의 견해를 충분히 검토한 뒤 자신의 견해를 제시한다.

오브라이언의 표절 문제가 불거진 것은 미국 TEDS에서 신약학 박사과정을 막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당시 교수님들과 학생들은 문제의 심각성은 인정하면서도 주석 자체의 가치 때문에 여전히 오브라이언 주석을 ‘개인적으로는’ 참고할 것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좋은 주석이었기에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III. 단행본/기타 자료

NTT 에베소서 신학 (벤저민 L. 머클)

Ephesians (New Testament Theology; NTT) (2022)

Benjamin L. Merkle / Crossway / 2022 (한국어판: 부흥과개혁사, 2022)

에베소서를 (1) ‘하나님의 뜻’, (2) ‘그리스도와의 연합’, (3) ‘성령을 따라 행함’, (4) ‘교회의 통일성’, (5) ‘이 세상에서의 영적 싸움’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에베소서 신학 입문서이다. 에베소서를 절별로 주해하는 주석적 방식이 아니라, 앞서 말한 다섯 가지의 각 주제를 한 장(chapter)씩 다루면서 에베소서를 관통하는 신학적 메시지를 정리한다.

논의는 기존의 에베소서 연구들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와의 연합’에서는 콘스탄틴 캠벨의 연구를, ‘영적 전쟁’에서는 클린턴 아놀드의 연구를 주로 활용한다. 따라서 독창적인 새로운 주장을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연구의 주요 통찰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이해하기 쉽게 제시하는 데 강점이 있다.

분량도 짧아서(한글 번역본 기준으로 187쪽임) 기본적인 신학적 지식을 가진 신학생과 목회자라면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전문적인 주해나 새로운 학문적 논의를 기대하기보다는, 구조가 깔끔하고 읽기 쉬운 ‘에베소서 신학 입문서’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에베소서의 신학을 다섯 가지 핵심 주제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신학생이나 목회자는 중급 수준의 에베소서 주석 한 권(미시적 연구)과 에베소서 신학에 관한 이 책(거시적 연구)을 함께 읽는다면, 혼자서도 에베소서를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승리하라 (티머시 곰비스)

The Drama of Ephesians: Participating in the Triumph of God (2010)

Timothy G. Gombis / IVP Academic / 2010 (한국어판: 에클레시아북스, 2013)

묵시적 관점에서 에베소서를 알기 쉽게 개관한 단행본이다. 이 책에서 곰비스는 구약과 고대 세계에 널리 나타나는 ‘신적 전쟁’(divine warfare)을 중요한 해석의 틀로 삼아서 에베소서를 하나의 ‘묵시적 드라마’로 읽는다. 이 드라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승리가 이루어지고, 바울은 그 승리를 구현하는 인물로, 교회는 그 승리에 참여하여 세상의 지배적인 질서와 가치를 전복하는 ‘신적 전사’로 등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권세들, 십자가, 교회, 새로운 인간성, 그리스도인의 삶, 영적 전쟁 등의 주제들이 하나의 큰 이야기 안에서 연결된다.

이러한 접근은 그의 박사 지도교수였던 브루스 롱네커(Bruce W. Longenecker)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실제로 곰비스는 롱네커의 The Triumph of Abraham’s God에서 제시된 갈라디아서의 묵시적 해석이 자신의 박사논문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밝힌다).

실제로 이 책은 곰비스가 자신의 박사논문의 핵심적인 내용을 좀 더 쉽게 재구성한 것이다. 묵시적 렌즈로 에베소서 전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주석들과는 다른 신선함을 준다. 에베소서를 보는 시야를 넓혀 줄 수 있는 쉽고 흥미로운 책이다.